세 손가락 경례, 헝거 게임

반 유토피아, 피 묻은 독재에 대한 반란의 주제를 담은 영화의 한 장면이 다시 미얀마 등 독재에 항거하는 현장에 등장하며 국제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북아메리카의 폐허로 밀려 난 미래의 세계에서 정부는 매년 12~18세 청소년 24명이 치명적 투쟁에 참여하도록하는 텔레비전 쇼를 개최한다. 이 현대적인 서커스 게임은 "헝거 게임"이라고 불린다. 최후의 1인이 남을 때까지 서로를 죽여야하는 잔인한 게임이다.

가상의 독재국가 판엠은 모든 것(부와 권력)을 수도 캐피탈에 집중시키고 엘리트집단은 그것을 독점한다. 이에 반발한 나머지 12개 구역이 권력과 부가 집중된 수도 캐피털에 저항해 반란을 일으진다. 하지만 실패로 끝나고 공포 정치가 본격 시작된다. 독재 정부는 반란을 일으키면 어떻게 되는지 본보기를 보여주겠다며 서바이벌 게 ‘헝거 게임’을 만든다.

Jennifer Lawrence /  Metropolitan Films/Murray Close

수잰 콜린스(Suzanne Collins)가 2009년 펴낸 SF소설 ‘헝거 게임(The Hunger Game)’은 TV시리즈 와 영화로 만들어지면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영화 시리즈 3부작의 국제적 성공에 힘입어 2천 6백만 부의 소설이 판매되었으며, 특히 1편(헝거게임, 판엠의 불꽃)에서 뛰어난 양궁 선수인 16살 소녀 캣니스 에버딘(Katniss Everdeen)이 여동생을 대신해 지원하여 헝거게임에 자원 봉사를 한다. 이에 그녀에 대한 존경과 지지의 의미로 12구역 주민들이 세 손가락(검지,중지,약지)을 펼쳐 보인다. 이때부터 세 손가락을 펼쳐 하늘로 향하게 하는 ‘손가락 경례(Three-finger salute)’는 독재에 맞서는 저항정신과 함께 대의를 위해 기꺼이 희생한다는 의미를 갖게 됐다.

출처: https://thehungergames.fandom.com/wiki/Three_Finger_Salute

태국에서는 2014년 5월 군부 쿠데타 당시 대학생들이 세 손가락 경례를 통해 독재 정권에 대한 저항의지를 표시하며 전세계에 연대의 메시지를 전했다. 시민들은 군부가 제정한 헌법 개정, 의회 해산과 총리 퇴진, 왕실 개혁 등을 요구하며 세 손가락을 들어올렸던 것이다. 이후 세 손가락 경례는 반독재에 대한 저항과 이를 위한 희생 과 연대의 의미로 자리 잡았다.

요즘 미얀마에서 군부 독재가 다시 정권을 잡으면서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에 나서며 손가락 경례를 다시 펼쳐 보이고 있다. 특히 많은 이들이 sns를 통해 여러나라의 언어(한국말 등)을 통해 국제사회의 연대와 도움을 호소하고 있다.

사진: 미얀마 양곤 교육대학교의 교사들이 군부 쿠데타에 반대하는 시위에 참여해 빨간 리본을 메고 세 손가락 경례를 하고 있다. 양곤(미얀마)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2019년 홍콩 민주화 시위 때는 시민들은 행정장관 직선제 등 5대 요구사항을 뜻하는 다섯 손가락을 편 채 행진했다.

캣니스는 완결편인 4탄에서 혁명군의 중심이 돼 독재정부를 무너뜨린다. 힘내라 미얀마 시민들!!

😘 세 손가락 경례가 프랑스 혁병 당시 시민들의 구호가 되었던 '자유, 평등, 박애'에서 유래 되었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또는 보이스카웃에서 유래되었다고도 한다. 오늘 날 세 손가락이 의미하는 바는 '자유, 선거, 민주주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또 태국에선 '쿠데타 반대, 자유 , 민주주의라'라는 의미로 사용한다고도 한다.

세 개의 손가락 하나하나에 어떤 의미를 담든 전체적인 뜻은 독재에 대한 항거와 자유, 민주주의의 열망을 표현하는 것임에 틀림없다. 미얀마에서 하루 빨리 민주화의 봄이 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