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은 흐른다(판타 레이, Πάντα ῥεῖ).

"우리는 같은 강에서 두 번 목욕하지 않습니다."- 헤라클레이토스

기원전 6세기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가 한 말이다. 그는 '소트라테스' 이전의 초기 그리스 철학자 가운데서 가장 난해하며 깊은 통찰력을 지닌 학자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말 '만물은 변한다(판타 레이)'는 당시의 유행어였던 모양으로 같은 시대의 희극작가 '에피칼모스'의 희극 가운데 그 말이 나온다.

헤라클레이토스, Johannes Moreelse(17세기)

헤라클레이토스는 고대 그리스 에페소스의 귀족 출신이었다. 그는 구 왕족이라서 제법 영향력 있는 집안의 장남이었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동생에게 지위를 그냥 넘겨주고 대강대강 살았다고 한다. 그는 홀로 공부하고 스스로를 탐구해 철학적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헤라클레이트는 모든 것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만물은 유전한다). 그것은 지속성, 본질, 정체성의 개념에 반대하는 개념이다. 그는 완전한 변화를 주장했던 것이다.

강물이 끊임없이 흐르고 우리 자신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강은 결코 같지 않다. 첫 번째 수영과 두 번째 수영 사이에, 물과 욕조(강)는 둘 다 바뀌게 될 것이다!

세상은 변화한다. 세상의 실질적인 기원은 끊임없이 투쟁하는 반대 세력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삶과 죽음, 선과 악처럼 반대세력의 투쟁에서 온다는 것이다. 그가 말한 변화란 오늘날 우리가 일반적이고 직관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어떤 대상의 형태나 성질 등이 변화거나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자신의 개념을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과 활시위에 비유했다. 활시위는 팽팽하게 당겨져 있을 때 화살은 정지해 있지만 동시에 앞으로 나가려는 힘을 가진 채 활시위와 겨루고 있는데, 이것이 활의 모습이다. 그는 이 무한한 대립의 법칙을 가리켜 로고스(Logos)라고 제시한다. 로고스 하에서 세계는 대립을 통한 통일상태를 이루고 있다. 헤라클레이토스는 대립과 통일의 두 개념을 하나의 체계로 만들어 이해한 것이다.

그의 이러한 주장은 윤회사상과 일맥상통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삶은 오직 부단한 생성과 다시 시작된 변화이다. 마치 영구적인 빅뱅처럼 그렇다는 것이다. 결코 그 자체로 존재하지 않지만, 여전히 그 자체와는 다른 것이 되고 있다. 


요약하면, 강이 끊임없이 흐르고 우리 자신은 끊임없이 진화(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강은 결코 같지 않다. 첫 번째 수영과 두 번째 수영 사이에, 물과 욕조는 둘 다 바뀌게 될 것이다!


'만물이 변한다(반타 레이)'는 명제와 관련된 재미한 일화가 전해온다. 아마도 이 명제를 비꼬기 위해 만든 것 같다.

한 사나이가 돈을 빌리고는 채주가 받으러 오자 "돈을 빌렸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사람이 달라졌다. 판타 레이"하며 돈 값는 것을 거절했다. 화가 난 빚쟁이는 그 사나이를 두들겨 팼다. 마침내 법정에 서게 된 빚쟁이가 말했다. "때렸을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사람이 달라졌다. 판타 레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