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카메론과 코로나19

영국 화가 John William Waterhouse가 그린 보카치오의 Decameron(유화 캔버스, 1916년, 리버풀 국립박물관에서 보관). 출처: WIKIMEDIA COMMONS

수녀원의 원장이 정부의 팬츠를 두건으로 착각하여 쓰고 나와서는 설교하여 말하기를 "고기의 자극은 막을래야 막을 길이 없다."

이 이야기는 삼류소설의 음담패설이 아니라 이태리의 유명한 작가 '보카치오' (1313-1375)의 작품 '데카메론'에 나오는 이야기다.

1349년에서 1353년 사이에 구성된 '데카메론'은 플로렌스에서 작가가 살아남았던 전염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데카메론이란 '10일간의 이야기'의 뜻*으로, 페스트를 피하여 피렌체 교외의 별장에 간 일곱 사람의 남자와 세 사람의 여자가 각자 하루에 한 가지씩 열흘 동안 이야기한 100편의 이야기를 수록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내용은 귀족과 사제에 대한 반항 등 당시의 세태를 잘 나타내고 있으며 대담한 남녀간의 관계를 다루고 있다. 데카메론은 근대 소설의 기원이자 르네상스기를 통한 걸작의 하나로 손꼽힌다.

*데카메론은 옛 그리스어에서 왔다. '데카'(δέκα 10), '이메라'(ἡμέρα 날); '10일간의 이야기(책)'이라는 의미이다.

데카메론의 첫 날은 1348년 플로렌스에 도달한 흑사병에 대한 무서운 피해와 그 전염병이 도시 전체의 사회 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잘 설명하는 긴 소개로 시작한다.


코로나19에서 볼 수 있듯이 전염병의 창궐은 우리 사회를 송두리째 흔들고 삶의 형태를 크게 바꾸어 놓았다. 고통받는 자영업자가 속출하는 반면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보니 집에서 하는 게임, 영화, 인터넷 쇼핑(배달업)등이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방식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언택트'란 4차 산업혁명, 로봇, 인공지능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방식을 말한다. 언택트란 콘택트(contact)에 반대를 뜻하는 un을 붙인 신조어다. UN(부정)+TACT(접촉하다)=비대면(사람과 사람의 접촉이 사라진다). 언택트는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단어라고 한다. 어찌보면 콩글리쉬 같은 말인 것이다. 그래서 일부에서는 '언택트' 대신 '비대면'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암튼 하루속히 코로나19가 종식돼 빼앗긴 우리의 소중한 일상을 되찾게 되길 바란다(혹자는 코로나19는 감기처럼 우리와 영원히 함께 할것이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