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 유엔군 초전기념관. 죽미령 평화공원

유엔군 초전기념관에 다녀왔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전시관이 아주 알차게 꾸며져 있었고 함께 조성된 평화공원과 죽미령 정상의 대형 태극기와 전망대도 강한 인상을 주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이 누군가의 희생과 헌신이라는 밑거름 위해 자라난 나무의 열매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는 시간이었다. 전시관을 둘러 보는 내내 그 밑거름이 되어주신 분들의 희생에 깊은 감사와 벅찬 감동을 느꼈다. 또 전시관 운영을 나름 잘하고 있는 것 같았다. 가상현실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도록 애써주셔서 좋았다. 자녀들과 함께 간다면 참된 가치, 나라사랑, 희생정신 등을 심어줄 수 있는 좋은 교육의 기회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그날 걸었던 시간 순서로 전시관과 주변을 소개한다(아래 글은 안내책자를 바탕으로 작성하였다).

 

유엔군 초전기념관은 유엔군과 북한군이 처음으로 전투를 벌인 오산 죽미령에 한국전쟁(6.25전쟁)의 올바른 이해와 죽미령전투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스미스 특수부대임무원들의 고귀한 희생과 뜻을 기리기 위하여 건립하였다.

 

 

유엔군 초전기념관 앞에 전시된 KT900 경장갑차(CM6614)/ 1930년대 후반부터 이탈리아 FIAT사에서 생산된 사륜형 장갑차로 국군이 1977년에 도입하였다. CMB614특징은 차체의 외형 설계가 우수하며, 차체가 낮아 적으로부터 표적이 될 위험성이 적은 것이다. 이 장갑차는 수중에서도 4.5km/h의 속도로 운행이 가능한 수륙양용(兩用) 병력 수송용 장갑차이다.국내에서 면허 생산된 CM65514 경장갑차는 KM900이라는 제식 명칭이 부여되었고, 장애물 제거용 도저를 장착한 KM901도 개발되어 일선 부대에 배치되었다.

 

 

 

죽미령 전투

1950년 7월 5일 오산 죽미령에서 유엔군 지상군과 북한군의 첫 번째 전투가 벌어졌다. 7월 5일 새벽3시, 빗속을 뚫고 죽미령에 도착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는 도로와 철로 부근에 진지를 구축하였다. 도로를 포함한 좌측 능선에 B중대를, 철로 죄측 편에 있는 진지 내 우측 고지에는 C중대를 배치하고, 105mm 포대를 죽미령 후방 수청리에 포진시켰다.

 

오전 7시, 수원근처에서 북한의 전차부대 모습이 드러났다. 8시 16분 첫 사격을 시작으로 스미스 부대는 포탄을 쏘아대며 공격하였지만 소련제 T-34 전차를 앞세운 북한군에게 큰 타격을 주지는 못했다. 오전 10시, 약 10km에 달하는 긴 행렬의 북한군 트럭과 보병이 나타났다. 3대의 전차를 앞세은 북한군 보병을 향해 스미스 부내는 박격포와 기관총을 쏘아댔고 아군, 직군을 가릴 것 없이 수많은 병사들이 쓰리졌다. 그러나 북한군이 스미스부내의 퇴로를 차단하고 동시에 전차가 중앙을 돌파하면서 방어선은 급격히 붕괴되기 시작하였다.

 

탄약과 병력이 소진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는 2시 30분 퇴각을 결정하게 되었다. 이 전투에서 스미스 특수임무부대는 540명 중 보병 150여 명, 포병 31여 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었으며, 북한군 역시 약 5,000명 중 150여 명이 전사하거나 실종되었다.

 

유엔군 지상군과 북한군의 첫 전투는 승패와 관계없이 유엔군의 참전을 알리게 된 계기가 되었다. 북한군은 미군이 참전하지 않거나 적어도 개입하기 전에 전쟁을 끝낸다는 계획 하에 남침을 감행 하였는데, 남침개시 10여 일만에 미 지상군의 참진을 확인하게 된 것이었다. 또한 유엔군의 파병은 유엔 창설이후 처음으로 유인의 기본정신에 입각하여 유엔기를 앞세우고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집단적 행동을 펼친 점에서 중대한 역사적 가치를 가진다고 하겠다.

 

기념관 마당에 설치된 유엔군으로 한국전쟁에 참전한 나라를 소개하는 조형물

 

 

외부전시물

M48A2C  패튼전차/ 패튼 전차는 미국이 개발한 M46, M47, M48, M60으로 이어지는 시리즈 전차로 194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운용된 미 육군의 주력 전투 전차이다.  M46 은 6·25전쟁에 투입 되었으며, 국군은 1966년 베트남 파병에 따른 전력 보완책으로 M48전차를 도입하였다.  1971 년 군 현대화 계획에 따라 M48A2C 전차를 주한 미군으로부터 인수하여 육군 각 군단의 기갑여단에서 운영하였다.

 

 

M1 90mm 고사포(高射砲)/ 적의 공중 공격으로부터 지상의 인원 및 시설을 방어하기 위해 사용된 포이다.1940년부터 1950년대까지 미 육군이 적의 공중 공격에 대비하기 위해 사용된 견인 대공포다. 제2차 세계대전과 6·25전쟁에서 사용되었으며, 국군은 휴전 이후 1955년 미국으로부터 도입하여 공군기지와 주요군사시설에 배치하여 운영하였다.

 

 

14.5mm 중고사 기관총/ 1949년 소련에서 생산된 중고사 대공포로, 6·25전쟁 당시 북한군이 운용하였다. 4바퀴 위에 기관포가 4개 장착되어 있으며, 포 양쪽에 2개의 탄약상자와 사각형 모양의 포가 설치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유엔군 초전기념관 소개

1. 기념관 건립취지

2013년 개관한 유엔군 초전기념관은 한국전쟁(6·25전쟁)에 참전한 UN군의 고귀한 희생을 기리는 국가수호 현충시설로, 평화를 위한 상호 이해와 협력의식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역사와 평화교육의 장소입니다.

지난 1950년 6월 25일 촉발된 3년여에 걸친 민족 상호간의 비극적인 전쟁은 우리민족에게 깊은 상처와 슬픔을 안겨주었습니다. 현재 기념관이 위치하고 있는 죽미령은 UN군이 첫 전투를 벌인 격전지로 많은 젊은이들이 우리 나라의 자유와 평화를 지켜내고자 희생한 장소입니다. 이곳에 기념관을 건립함으로써 그들의 희생에 감사하며 역경과 고난을 딛고 발전한 대한민국의 행보를 후세에 전승하여 보여주고자 합니다.

유엔군 초전기념관은 앞으로도 이러한 건립취지에 걸맞는 다양한 교육, 전시, 행사 등을 운영하여 보다 뜻 깊은 장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유엔군 초전기념관은 2013년 5월 13일 국가보훈처로부터 현충시설로 지정되고, 동년 8월 7일 경기도 공립박물관으로 등록됨. 

 

 

2. 관람 안내

• 관람시간: 9:00~18:00(입장마감 17:00)

 

•휴관일: 매주 월요일, 1월 1일, 설 · 추석 연휴

*단, 월요일이 공휴일인 경우 개관하고 다음날 휴관

 

• 관람료: 무료

 

• 문 의: Tel, 031-317-1625/3625 / Fax. 031-378-6251

 

• 주 소: 경기도 오산시 경기대로 742(외삼미동 640)

 

• 홈페이지: http://www.osan, go.kr/family/un-tw/

 

 

 

 

 

전시관 입구에 이곳을 다녀간 관계자분들의 사진과 친필 방명록(짧은 메시지)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왼쪽으로는 한국전쟁에 참전한 군인들의 사진이 걸려있다.

 

 

전시관 내부에 있는 한군전쟁에 참전한 미군 조형물

 

김일성 친필/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각료회의 대표인 스탈린 동지에게. 스탈린 동지께선 우리 민족의 독립을 위한 투쟁에 도저히 측량할 수 없는 큰 도움을 주셨기에, 심심한 사의와 경의를 표하는 것을 받아주시기 바랍니다.  우리 민족이 미제국주의자에게 벗어나도록 조력을 아끼지 않는 스탈린 동지의 중심에 감사드리며, 나는 동지께 25~35명 정도의 소비에트 무관을 북한 인민군 사령부에서 활용할 수 있기를 간곡히 청합니다. 이는 아직 우리 군의 지휘부가 현대적 병력운용법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충복, 북한 각료회의 대표 김일성, 평양시

•[김일성이 스탈린에게 보낸 자필 편지는 한국전쟁이 북한의 남침(南侵)으로 시작된 끔찍한 전쟁이었음을 증명하는 결정적인 문서이다.]

우리말인데도 간혹 헷갈리는 분들이 있다. 남침(南侵)은 사전적 의미가 "북쪽에서 남쪽을 침범함"이다.
¶ 북한의 남침 야욕/북쪽의 남침에 대비하다/1950년 6월 25일, 마침내 북한 공산군은 38선을 넘어서 남침을 감행하였다.

북침(北侵): 남쪽에서 북쪽으로 침략함.
¶ 한국 전쟁이 남한의 북침으로 시작됐다고 잘못 기술한 책도 있다.

한국 사람이라면 남한이 북한을 침공하여 한국전쟁(6.25전쟁)이 발발했다고 믿진 않을 것이다. 단지 언어적인 혼동으로 북침이라고 잘못 기술하거나 말하는 것이리라 믿는다. 바로 알고 표현했으면 좋겠다.

 

 

 

전쟁의 폐허를 말해주는 사진들

 

 

 

신(新)* 유엔군 초전기념비

 

1982년 4월 6일 건립된 유엔군 초전기념비는 전적지 개발계획에 의해 교통부와 경기도가 건립하였다. 초전비는 북한군에 맞서 방어한 최초의 성벽임을 세 겹의 높은 탑신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스미스 부대원의 전투장면이 묘사되어 있다. 매년 7월 5일을 기하여 죽미령 전투의 의의를 기리는 건물 장병들을 추모하기 위하여 추념식이 거행된다.

 

*신(新) 유엔군 초전기념비라고 부르는 것은 1955년. 7. 5. 유엔군 초전기념비가 처음 건립되었다가, 1982년 지금의 새로운 기념비가 건립 되었기 때문이다.

 

 

평화공원에 위치한 구(舊) 유엔군 초전기념비

1960년대에 구 초전비의 건립 계기가 쓰인 동판(국·영문)은 도난당했다가 2014년 어렵사리 51년만에 다시 죽미려애 돌아오게 되었다. 이 곳 저 곳을 떠돌다가 하와이까지 갔던 동판이 다시 죽미려애 돌이오는데는 지갑종 유엔한국참전국협회장의 도움이 컸다고 한다.

유엔군 초전기념비 앞에 위치한 참전국 국기들

 

 

죽미령 정상에 있는 대형 태극기

 

전망대/ 북한군의 남하를 살피는 미군 조형물이 새워져 있다.

 

지금 바라다 보이는 모습은 1950년 7월 5일 당시의 모습에 비하면 너무도 평화롭고 번영된 오산의 모습일 것이다. 이 평화와 번영이 남북평화통일로 이어지고 나아가 전세계에 뛰어난 민족으로 우뚝 선 대한민국의 미래로 연결되길 상상의 눈으로 바라본다.

 

관측병과 태극기

 

전망대에서 무장애물 산책로(평화숲길)를 따라 내려오면 평화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죽미령 평화공원 상징 조형물

한국전쟁에서 북한군과 첫 전투가 벌어진 1950년 7월 5일 오전 8시 15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 치열했던 6시간 15분간의 오산 죽미령 전투를 상징적인 형상으로 나타내고, 유엔군 소속 스미스 특수임무 부대의 고귀한 희생으로 이루어낸 오늘날의 평화를 밝은 이미지의 다채로운 색감으로 표현했다. "감사"의 꽃말을 가진 다알리아(Dahlia) 꽃을 가운데 배치하여 참전용사의 숭고한 호국 정신을 추모하는 상징 조형물이다.

 

 

 

평화를 누리기 위하여 계속 치러야 할 대가는 힘과 경계 그리고 헌신

"1981년 12월 7일. 미 육군 준장(예비역) 찰스 비 스미스"

 

"지금으로부터 30여년 전 북한공산 집단은 물밀듯한 기세로 38선을 넘어와 무자비한

공격을 감행하였습니다. 미 제21보병연대와 제52포병대대의 장병들로 편성된 나의 부대는 적의 공격을 불과 몇 시간에 지연시키지 못하였지만.... (중략)....

 

오산전투와 그 이후에 벌어진 수많은 타 전투의 영향으로 대한민국이 군사적 안정을 이루어 공산 세력의 팽창으로부터 자유세계를 방위하는 보루로 발전할 수 있었음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본인은 대한민국의 모든 국민이 평화를 누리기 위하여 계속 치러야 할 대가는 힘과 경계 그리고 헌신이라는 것을 항상 가슴 깊이 새겨두기를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입니다."

 

평화공원에 위치한 유엔군 행군 조형물

 

 

우리를 위해 희생한 분들이 하늘의 별처럼 빛나게 하는 길은 우리가 누리는 이 평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이 평화를 우리의 힘으로 지키며, 대한민국을 더욱 부강하고 번영된 나라로 가꾸어 가는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