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공기는 자유롭게 한다

오늘 날처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도시를 바라보면 이 말은 어리석은 말이다. 그것뿐인가, 복잡한 도시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많은 스트레스와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을 의미한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회자되던 이 속담의 참뜻은 도시에 가면 많은 제약과 부담에서 벗어나 더 많은 활동, 더 많은 사람, 더 많은 가능성을 손끝에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도시의 공기는 우리를 더 자유롭게 만든다.

이 속담은 15세기에서 유래되었지만 훨씬 더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중세시대의 영주들은 도시의 성립이 그들에게 이롭다고 생각하여 이를 보호했다. 그러나 점차 도시 상인의 길드(조합)와 영주 사이의 이해가 대립되자 도시(새로운 상인계급)는 영주에게 돈을 주고 자치권을 획득하게 되었다.

당시 장원의 영주 아래 있던 농노들은 이동의 자유가 없었지만 도시로 도망쳐서 일정기간(보통 1년하고 1일) 영주에게 들키지 않으면 자유로운 시민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로인해서 '도시의 공기는 (사람들) 자유롭게 만든다'는 속담이 생기게 되었다.

중세시대에는 자유를 정량화 할 수 없었다. 각기 다른 사회적 계층은 다른 법적 지위로 표시되었다. 농노, 자유 농민, 귀족은 동일한 권리를 갖지 않았다. 당시 대다수를 차지하던 농노는 그들이 일하는 땅에 묶여 있기 때문에 자유롭지 않았다(말그대로 농사짓는 노예였다). 그들이 다른 영주의 땅으로 도망가면 그곳의 영주는 도망친 농노를 본래 영주에게로 돌려보냈다. 그래야 자신의 농노가 다른 곳에 도망을 쳐도 되돌려 받을 수 있었고, 당시 영주들은 서로 강력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며 서로의 이익을 지지하고 대변해 주었다.

그러나 도시가 형성되고 새로운 상인계급이 등장하면서 도시로 향하는 사람들에게는 상황이 달라졌다. 그들은 그곳에서 영원히 자유로워 질 기회가 있었다. 그들이 도시에 도망쳐서 영주에게로 붙잡히지 않고 1년을 지내면 자유로운 몸이 되었다.

로마 제국의 종말과 함께 도시는 이전의 명성을 잃어버리고 조금씩 퇴보했다. 그러다 11 세기 말 무렵에 도시들은 다시 발전하기 시작했고, 실제로 13 세기에 다시 한 번 크게 도약한다. 도시의 인구는 대표를 선출하고 영주와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협상 할 수있는 의회를 갖추게 된다. 따라서 도시는 다른 법의 적용을 받게되며 11 세기 초부터 "도시의 공기가 자유로워진다", 즉 영주가 와서 자신이 속한 농노를 찾을 수 없다는 것을 소송에서 확인하기에 이르게 된다. 이전까지 영주는 농노에게 자유를 부여하는 도시를 좋아하지 않아 갈등, 소송을 일으키고 왕이나 황제가 개입하도록 강요(압박)했다. 나라의 부가 영주들이 왕에게 바치는 세금과 지원금으로 대부분 형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도시의 발달로 상인계급에게로 부가 몰리면서 그들의 목소리를 점점 커졌고 그들의 영향권 아래 모여드는 자들이 점점 많아졌다. 상인계급은 왕과 결탁하여 새로운 카르텔을 형성하고 서로의 이익을 위해 봉사하기 시작했다. 농노의 자유는 유럽의 새로운 주도 세력이 된 상업계급에게 넘어가게 되었다. 이러한 과정이 쉽지는 않았지만 도시의 공기가 천천히 수세기 동안의 대립을 통해 달라졌다. 그리고 도시의 자유로운 공기는 산소를 뿜어내는 숲처럼 영주의 땅에게 까지 뿜어내고 있었다.

사진출처: https://www.nonfiction.fr/

* 참고기사: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점점 도시로 몰리면서 2050년 지구촌의 도시인구 비율은 68%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의 도시인구 비율은 55%다.
약 30년 후면 세계인구 10명 중 7명은 도시에 살게 되는 셈이다.

유엔 경제사회국(DESA)은 16일(현지시간) '2018 세계 도시화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약 30년 사이 25억 명이 도시 지역에 새로 정착할 것이라며 이같이 내다봤다.
(출처와 원문기사 읽기: https://www.yna.co.kr/view/AKR20180517082651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