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크 선장 Captain Hook, 그는 누구인가?

후크 선장은 스코틀랜드의 극작가 제임스 배리 경의 연극 "피터팬: 자라지 않는 아이" 및 동 작품의 소설판인 "피터와 웬디"에 등장하는 악역 캐릭터이다. 한손이 갈고리(hook)라 후크 선장, 또는 제임스 후크라 불린다. 별명은 제임스의 약칭인 "재스"이다. 즉, 제임스는 진짜 이름이 맞지만 후크는 진짜 성이 아니다. 원작자인 배리 경에 따르면 "후크의 진짜 성이 뭔지 밝히면 후크의 고향 나라에 난리가 날 것"이라고 한다. 아마 상당히 유력한 가문 출신인 모양이다.

후크는 해적 선의 선장으로 피터팬과는 앙숙지간이다. 피터팬의 내용 99%는 피터팬과 후크의 드라마로 이루어져 있다. 후크 선장은 조금 모자란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전략가적인 면모가 있어서, 인디언들을 기습해서 전멸시키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싸움이라면 제일가는 그도 무서워하는 것이 있으니, 그가 제일 무서워하는 것은 자기 피를 보는 것과 손을 먹은 똑딱 악어(Tic Tock Croc)이다. 이유는 악어가 그의 손이랑 시계를 같이 먹었기 때문에 똑딱거리는 시계소리를 들으면 해적 대장답지 못하게 패닉에 빠지며 부관인 스미를 애타게 외친다. 피터 팬을 절대 궁지로 몰아넣고도 악어의 똑딱 소리가 나는 바람에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달아나는 일이 여러번 이다. 그 점을 파악한 영특한 피터가 똑딱 소리를 흉내냄으로써 후크 선장을 겁에 질리게 만드는 일도 있다. 참고로 악어가 후크의 손을 베어먹은 줄 아는 사람이 많은데, 후크의 오른손을 잘라낸 것은 피터 팬이다. 칼싸움 도중에 후크의 손을 잘라낸 뒤 바로 집어들어 배 아래에 있던 악어에게 던져주었다고한다. 그 때문에 후크가 피터를 그처럼 증오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후크의 악어에 대한 공포는 너무 심하다고 해야할 것이다. 그 무엇도 두려워 하지 않고 악역으로서 고고함을 유지하는 그이건만 악어만 등장하면 체면이고 카리스마고 없다.

극중에서 제대로 언급되지는 않지만, 후크는 영국 이튼 스쿨을 다녔다고 한다. 극 말미에서 후크가 악어 뱃속에 들어가며 "이튼이여 융성하라(Floreat Etona, 이튼 스쿨의 모토다)!" 라고 외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당시 명문가의 자제만이 다닐 수 있던 이튼이 제임스 후크의 모교라는 사실은 많은 이들이 후크라는 캐릭터의 배경에 대해 큰 관심을 갖도록 하여, 원작자인 배리로 하여금 후크의 설정에 많은 살을 붙이도록 만들었고, 배리의 유언에 따라 발간된 피터팬의 후속작 'Peter Pan in Scarlet'에서 그의 과거가 구체적으로 밝혀지게 된다.

"Peter Pan"- Mary Martin(1955), "Peter Pan"(1953) and "Hook" (1991).Courtesy Everett Collection

피터팬이 처음 연극으로 올라갈 당시, 제작진 측에서는 제작비를 절감할 목적으로 동일한 배우에게 후크 선장과 웬디 의 아버지 달링 씨역을 동시에 맡겨버렸다. 후크가 웬디를 처음 만나서 대할 때는 굉장히 신사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웬디도 그에 맞춰 숙녀답게 행동하는데, 이것은 해외에서 피터팬을 상연할 때 전통이 되어버렸다고 한다. 디즈니의 피터팬에서도 웬디의 아버지 역할을 맡은 성우가 후크를 맡았으며, 가장 최근의 영화판인 2003년작 피터 팬에서도 역시 두 역할을 한 배우(제이슨 아이작스)가 연기했다.


피터팬의 정식 후속작 'Peter Pan in Scarlet'에서 밝혀진 후크의 과거는 다음과 같다.

사실 그는 런던의 부유한 상류층 집안 외동아들로, 옥스포드의 기숙학교를 다녔었다. 운동신경이 뛰어나 교내 쳬육경기에서 금메달을 휩쓸었으며 학교 대표로 참가한 크리켓 경기에서 우승을 해 트로피까지 얻은 바있었다. 말하자면 후크 선장은 타고난 스포츠맨이다. 하지만 머리는 몸을 따라가질 못해서 라틴어와 수학에서 낙제를 면치 못했다. 사실 제임스가 이렇게 된 데에는 그의 무책임한 어머니 때문이다. 그의 어머니는 상류층 문화에만 잔뜩 물먹은 허영덩어리라 자기 치장하는 데에만 신경을 쓰고 아들에겐 눈꼽만한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즉, 제임스는 그런 어머니에게 쌓인 반감과 분노를 스포츠를 통해 해소에 왔던 것이다. 이후 제임스의 성적이 바닥을 기어서 퇴학 위기까지 오자 제임스의 어머니는 제임스와 크게 다투게 되었고, 마음의 상처가 터져버린 제임스는 자신의 우승 트로피만 챙긴 채 집을 뛰쳐나와 '부모님이 존재하지 않는' 네버랜드로 오게 되었다.

후크는 불면증 을 가지고 있는데, 그 이유는 단 한 번도 어머니의 자장가를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원작 소설에 언급되는 '붉은 눈'은 바로 불면증으로 충혈된 눈 때문이다.

그리고 가슴아픈 사실 하나 더 있다. 네버랜드의 해적들은 한때 고아들과 같이 엄마가 없는 아이들이었다. 다만, 한가지 다른 점이 있는데 그건 바로 '엄마들이 스스로 버린 아이들'이라는 것이다. 이는 후크가 그들의 선장이 된 이유이기도 하고, 웬디에게 만큼은 거칠게 대하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예로 후크의 일등항해사 스미가 극중 웬디에게 널판지에 걷지 않도록 해주는 대신 자신의 '엄마'가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이 있다.